교회는 종교 혹은 기독교가 아니다.
‘기독교’라는 표현은 종교의 범주에 포함되는 무엇에 대한 표현입니다. 제한된 종교의 의미 안에서의 ‘기독교’ 역시 하나의 종교를 뜻하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는 종교가 아닙니다. 그러나 기독교라는 말이 여러 종교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그 중에 하나의 종교로서의 기독교를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독교는 종교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그리스도인의 종교(?)를 ‘기독교’라 부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기독교가 아니면 무엇입니다. 성경의 표현을 보면 우리 개인은 ‘그리스도인’이며, 우리를 아울러 ‘성도’라 부르며, 이것을 하나로 ‘에클레시아(교회)’라 합니다. 에클레시아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모임’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이것이 처음부터 종교적인 의미를 가진 말은 아니었기 때문에, ‘교회’라는 말의 기본적인 의미는 ‘모임’인 것입니다. 모임이라는 말은 ‘사람’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왜 모인 사람들이 ‘교회’일까요? 바로 그리스도에 의해 새로운 피조물로 모인 사람들이 ‘성도’이고 ‘교회’인 것입니다. 그분을 머리로 몸을 이루는 사람들이 교회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다니는 것’이 아니고 ‘이루는 것’ 혹은 ‘되는 것’입니다. 교회를 이루는 것은 오늘날의 종교들처럼 일부의 시간과 재정과 관계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를 뒤엎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 말, 행동과 우리의 인격 전체가 그 영향아래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오늘날의 의미에서 종교라 할 수 없습니다.